Search

[소셜믹스 살아남기]① 누가 봐도 '임대주택' 구분 되는데…'믹스' 아닌 노골적 차별 - 톱데일리

telsaroadster.blogspot.com
정부 '공공재건축·재개발' 임대 늘리겠다는데... 교묘해진 수법 난무
양정포레힐즈스위첸,래미안엘리니티, 대연푸르지오클라센트 등
건물 색깔부터 위치까지, 눈으로 봐도 확연히 구분 가능

톱데일리 이서영 기자 = 계층 혼합을 위한 '소셜믹스'란 말이 무색하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단지는 설계부터 임대·분양을 철저히 분리해 노골적인 차별을 드러내고 있다. 

주택 공급 모자라다는 신호에 정부가 올해 내놓은 공급계획 중 돋보이는 건 공공재건축과 공공재개발이다. 사업진척이 어려운 정비사업장에 LH나 SH가 공공지원자로 참여하고 용적률을 늘려 사업성을 늘려주는 대신 임대주택 또한 늘리는 것이다.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에서 논의되기 시작한 소셜믹스(social mix)로 인한 갈등은 여전히 진행중이지만 해결책에 대한 논의는 함께 이루어지지 않고, 양적으로 세대수만 늘어나고 있어 우려가 커진다.  

지난해 8월 입주해 3.3㎡당 8000만원 대에 거래되고 있는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의 임대 아파트가 논란이 된 적 있다. 분양한 아파트는 35층으로 고층이지만, 임대 물량이 있는 301동과 323동은 최고 7층 규모다. 일반 분양 단지는 아이보리 빛이며 임대 물량인 301동과 323동은 갈색을 띄고 있어 ‘임대주택을 차별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임대 물량인 301동과 323동안에 조합원 물량이 존재하는 디에이치아너힐즈는 어쩌면 양반이다. 7일 톱데일리가 취재한 결과 2020년 분양한 아파트 중 임대동만 분리해 단지를 설계해 놓은 단지 3곳이 있다. 즉 이들 단지가 완공될 2023년 즈음 임대주택 차별 논란이 또 일어날 수 있다. 

양정포레힐즈스위첸 단지 배치도. 사진=양정포레힐즈스위첸 홈페이지 캡쳐
양정포레힐즈스위첸 단지 배치도. 사진=양정포레힐즈스위첸 홈페이지 캡쳐

올 5월 분양해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 일대에 들어서는 양정 포레힐즈 스위첸 동 배치도를 살펴보면 101~112동까지 있고 112~120동은 없다. 갑작스럽게 121,122동이 등장한다. 121동과 122동은 임대아파트가 들어가는 단지다. 111~112동과 121~122동 사이에는 왕복 2차선 도로가 존재한다. 즉 배치도만 봐도 분리된 구역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같은 아파트라기 보다는 오히려 다른 아파트로 인식하기 더 쉽다.

래미안 엘리니티 단지 모형 VR을 살펴보면 102동과 202동 사이에 차도가 있으며, 주출구입구 또한 1단지쪽으로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사진=래미안 홈페이지 캡쳐
래미안 엘리니티 단지 모형 VR을 살펴보면 102동(왼쪽 빨간원)과 202동(오른쪽 빨간원) 사이에 차도가 있으며, 주출구입구(파란색) 또한 1단지쪽으로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사진=래미안 홈페이지 캡쳐
서울시 동대문구 용두동 래미안 엘리니티 설계도. 임대 물량인 201동과 202동(위 사진 작은 네모)은 나머지 동(위 사진 큰 네모)과 확연히 분리된 위치에 존재하며 하부 저수조와 하부펌프실, 하부 빗물저수조 등 시설(아래 사진 파란색 글자) 등이 나머지 동과 다르게 주택 인근에 밀집돼 설치돼 있다. 사진=래미안 엘리니티 홈페이지  
서울시 동대문구 용두동 래미안 엘리니티 설계도. 임대 물량인 201동과 202동(위 사진 작은 네모)은 나머지 동(위 사진 큰 네모)과 확연히 분리된 위치에 존재하며 하부 저수조와 하부펌프실, 하부 빗물저수조 등 시설(아래 사진 파란색 글자) 등이 나머지 동과 다르게 주택 인근에 밀집돼 설치돼 있다. 사진=래미안 엘리니티 홈페이지  

올 6월 분양한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위치한 래미안 엘리니티는 임대 물량을 아예 2단지로 만들었다. 101~114동까지 있고 201과 202동이 있다. 2단지에는 1단지와 별개의 플레이가든 즉, 놀이터와 주민공동시설이 만들어져 있으며 또 1단지와 2단지 사이에 차도가 존재해 별개의 아파트 단지임을 알 수 있다. 또한 2단지에 하부 저수조, 하부 펌프실, 하부 빗물저수조, 하부 정화주, 하부 전기실, 하부 발전기실이 모두 있다. 900세대 규모의 1단지에도 해당시설들은 존재하지만 임대세대는 179세대에 불과하며, 설계도를 보면 단지를 분리함에 따라 2단지는 해당 시설들이 밀집해 몰아넣은 형태로 설치된 모양새다.

부산 남구 대연동에서 올해 8월 분양한 대연 푸르지오 클라센트도 마찬가지다. 1단지는 101~107동까지 존재한다. 그러나 2단지는 201동 하나다. 1단지는 최대 36층인 것과 달리 201동은 7층 규모다.

올해 분양일정을 소화한 아파트 단지는 모두 272곳이며 그 중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통해 일반분양을 한 아파트는 68곳에 해당한다. 68곳 중 대다수는 임대아파트를 별개의 동으로 몰아뒀다. 더샵 광교산포스트 파크, 수원 센트럴 아이파크 등이 그렇다.

이와 같지 않은 사례도 있다. 한 단지에서 하나의 동에 몰아넣었더라도 호반써밋목동은 층수가 거의 비슷해, 배치도 상으로 봤을 때 임대동임을 확인하기 쉽지 않다.

임대동만 분리하지 않고 조합원 물량이나 분양 물량과 함께 있더라도 교묘하게 선을 그어 놓은 단지들도 있다. 8월 분양한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는 101동과 104동에 임대물량과 함께 일반분양, 조합원 분량이 골고루 섞여 있다. 다만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는 나머지 동인 102·103·105·106동과 101·104동 사이 '엘레강스 에비뉴'라는 보도로 구분된다. 즉 엘레강스 애비뉴길 좌우로 임대동이 포함된 단지와 그렇지 않은 동으로 나뉘며 좌우 중 어느쪽으로 들어가느냐에 따라 임대동에 사는지 그렇지 않은지 확인할 수 있다.

DMC센트럴자이 또한 임대 물량과 분양 물량을 같은 동에 섞어 뒀지만 혼자 4단지로 분리돼 있기도 하다.

소셜믹스에 대한 언론의 1년간 기사 분석해 도출한 키워드. 자료=빅카인즈
소셜믹스에 대한 언론의 1년간 기사 분석해 도출한 키워드. 자료=빅카인즈

소셜믹스에 대한 언론의 지난 1년간 기사만 분석해봐도  '반대 님비', '저소득층', '임대동', '거부감' 등의 키워드들이 등장해 여전히 부정적인 면모가 있음을 보여준다. '국제현상설계공모'와 '세계적 명품단지'란 키워드는 서울시에서 판자촌인 개포 구룡마을을 공공임대주택 단지와 기반 시설을 짓겠다는 계획 아래 나온 말이다. 4000가구를 모두 임대물량으로 짓지만 다양한 계층을 모으겠다는 의미에서다. 하지만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데는 효용이 없다.

역세권 청년주택은 큰 범주의 소셜믹스다. 그러나 한 부동산 커뮤니티를 살펴보니 청년주택을 '닭장'이라고 표현하며 서울 용산구 역세권이라는 금싸라기 땅에 청년이 사는 것에 대한 불만이 넘친다. '월거지(월세에 사는 거지)', '전거지(전세에 사는 거지)'에 이어 '휴거(휴먼시아에 사는 거지)', '엘사(LH 임대주택에 사는 거지)' 등 어른들로부터 시작된 차별이 이제는 아이들 스스로 차별적 단어를 만들어 내는데 이르고 있다.

청년 주택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동산 커뮤니티 내용을 재편집한 부분.​
청년 주택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동산 커뮤니티 내용을 재편집한 부분.​

Let's block ads! (Why?)




September 07, 2020 at 09:06AM
https://ift.tt/35b0QDd

[소셜믹스 살아남기]① 누가 봐도 '임대주택' 구분 되는데…'믹스' 아닌 노골적 차별 - 톱데일리

https://ift.tt/2XVIHWb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소셜믹스 살아남기]① 누가 봐도 '임대주택' 구분 되는데…'믹스' 아닌 노골적 차별 - 톱데일리"

Post a Comment

Powered by Blo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