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의무기간 못 채운 재건축·재개발 임대사업자, 양도세 중과 그대로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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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11 18:17

국토교통부가 양도세 중과 면제 등의 세제 혜택을 주는 기준인 ‘임대 의무 기간의 절반’을 채우지 못한 재건축·재개발 주택 임대사업자를 고려한 보완책은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개발·재건축 추진 단지 주택을 보유하고 있던 임대사업자들이 제도 변화로 갑자기 ‘세금 폭탄’을 맞게 됐다며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정부는 그대로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임대차 3법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국토부 관계자는 11일 "이달 2일부터 입법예고돼 있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민특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에 대한 별다른 수정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재건축·재개발로 해당 주택이 사라져 ‘임대 의무 기간의 절반’을 채우지 못할 경우 양도세 중과 면제 혜택을 못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항의가 이어지는 데 따른 답변이다.

국토부에 게재된 민특법 시행령 게시물에는 입법예고가 시작된 지난 2일 이후 1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입법예고 글에는 대개 많은 댓글이 달리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댓글의 주된 내용들은 "재건축·재개발 임대사업자가 임대 의무 기간을 채울 수 있도록, 새로 지어진 건물을 임대사업 주택으로 재등록할수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이곳에 의견을 낸 박모씨는 "임대주택이 재개발로 멸실되면 거주 주택 비과세도 받지 못하고 양도세가 중과된다"며 "잔여 기간에 대해 신축 후에 임대사업을 승계(재등록)할 수 있도록 유권해석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모씨도 "법은 입법 당시 국가가 보장했던 권리를 지켜야한다"고 했다. "직권말소는 사업자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때 강제적으로 말소하는 절차가 아니냐"며 "정부에서 권장한 대로 선량하게 사업을 이행한 죄 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기존에는 재건축·재개발로 새로 지어진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하고 임대사업자 지위를 유지하면 임대 의무 기간을 채울 수 있었다. 하지만 정부가 앞서 지난 7·10 부동산 대책에서 단기 임대(4년)와 아파트 장기 매입임대(8년)를 폐지하기로 해, 아파트는 신규 임대주택으로 등록이 불가하다. 이 때문에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를 보유한 임대사업자는 아파트가 멸실되면 그대로 등록이 말소된다.

민특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재개발·재건축 등으로 건축물이 철거되거나 멸실되는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이 직권말소할 수 있도록 했다. 지자체장의 직권 말소로 면허가 사라지는 임대사업자는 양도세 중과 면제 혜택에서 배제된다.

정부는 앞서 이 시행령 개정안으로 인해 임대 의무 기간을 준수하지 못하는 임대사업자에 대해 과거에 받았던 세제 혜택을 환수하지 않기로 보완책을 내놓았다. 제도 변화로 의무 임대 기간을 채울 수 없는 임대사업자에게 세제 혜택을 유지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양도세 중과 면제 내용은 담지 않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4일 ‘부동산 종합 설명 자료(FAQ)’를 통해 "재건축·재개발 이후 새롭게 취득한 주택을 임대등록하면 이전 임대기간이 합산돼 기존에 감면받은 세액을 추징하지 않는다"며 "새로 취득한 주택이 아파트여서 임대 등록을 할 수 없는 경우에도 이전에 경감받은 세액은 추징하지 않는다"고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재건축·재개발 임대사업자의 멸실 논란에 대해 "이미 임대 의무 기간의 절반만 임대했더라도 받았던 세제 혜택을 환수하지 않는 것으로 어느정도 보완책을 내놓은 상황"이라면서 "(양도세 중과 면제 문제는)세법에서 다루기에는 지나치게 구체적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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