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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의 EPL리포트] 베일이 뜨면 손흥민도 뜬다 - 한겨레

베일 최근 6경기 6득점·3도움으로 부활 성공
상대 팀의 손흥민에 대한 집중 견제로 득점 기회 늘어
베일의 부활은 손흥민에게도 좋은 기회
막강해진 ‘손-케-베’ 삼각편대
토트넘의 후반 상승세 이끌까
손흥민(맨 위쪽)이 8일(한국시각) 크리스털 팰리스 전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린 개러스 베일 등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손흥민(맨 위쪽)이 8일(한국시각) 크리스털 팰리스 전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린 개러스 베일 등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토트넘의 가레스 베일(31)이 지난 8일(한국시각) 크리스털 팰리스 전에서 선제골과 결승 골을 기록해 조제 모리뉴(58)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베일은 유로파리그 32강전을 포함 최근 6경기 6득점(시즌 10골) 3도움으로 부활에 성공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컨디션 회복 실패로 조기 은퇴 가능성이 제기됐던 베일이다. 모리뉴 감독은 “베일의 부활은 나의 도전은 아니었다. 가능한 모든 것을 지원했을 뿐이고, 베일은 스스로 깨어났다”고 했다. “지난 몇 년간 부상이 잦았지만 근육의 상처가 아니라 심리적 상처가 문제”라고 진단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힘든 시간을 보낸 베일은 자신이 가장 눈부신 시간을 보낸 토트넘에서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다. 훈련장에서 늘 밝은 분위기를 주도하는 손흥민(28)이 베일과 함께 장난을 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베일의 최근 활약은 왼쪽 측면 공격수 손흥민에 대한 상대 팀 수비의 집중 견제로 가능했다. 전반기 토트넘의 득점 공식은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27)과 측면 공격수 손흥민의 교차 플레이였다. 케인이 수비수를 달고 내려오면, 손흥민이 수비 뒤 공간으로 침투해 케인의 패스를 받아 슈팅한다. 후반기 들어 케인을 중앙에서 압박하고, 손흥민의 돌파 동선에 두세 명의 수비를 배치해 제어하는 맞춤 전략이 등장했다. 손흥민과 케인의 콤비 플레이가 묶였고, 설상가상 케인이 부상을 당하자 토트넘의 성적은 급락했다. 네덜란드 윙어 스테번 베르흐베인은 투박했고, 아르헨티나 미드필더 에릭 라멜라는 패스 타이밍이 늦었다. 토트넘의 위기 극복은 컨디션이 회복된 베일이 적임자였다. 전성기 때 속도는 잃었지만 노련하게 공을 회전시키고, 깔끔한 터치로 상대 수비를 따돌린 뒤 공간을 활용했다. 날카로운 슈팅으로 득점을 만들어냈다. 베일이 넓은 공간을 얻을 수 있었던 배경은 손흥민에 대한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다. 크리스털 팰리스와 경기에서도 손흥민이 돌파하거나 슈팅을 시도할 공간이 없었다. 그래서 손흥민이 반대로 공을 전환해 베일의 슈팅 혹은 케인의 슈팅 기회를 끌어냈다. 후반 31분 라멜라가 넘겨준 크로스를 손흥민은 다시 반대편으로 넘겨 케인의 헤더 득점을 어시스트했다. 2020년에 리그 11골을 넣은 손흥민은 2021년 들어 두 골을 넣는 데 그쳤으나 이 기간 도움을 5개나 추가했다. 에버턴과 FA컵 16강전에는 팀이 4-5로 분패했지만,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자신을 집중적으로 견제하는 상황을 이용해 팀의 골을 만들고 있다. 최근 상황을 ‘베일이 뜨니 손흥민이 가라앉는다’고 해석하는 것은 1차원적이다. 손흥민이 막히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던 토트넘이 베일이라는 또 다른 창을 얻은 것이다. 베일의 활약이 지속되면 베일에 대한 견제가 심해질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반대편의 손흥민에게 공간이 생긴다. 오스카 타바레스 우루과이 대표팀 감독은 “축구는 짧은 담요와 같아서 머리를 덮으면 발가락이 보이고, 발가락을 덮으면 머리가 보인다”고 했다. 넓은 경기장을 완전히 커버할 수 있는 수비는 없다. 선수들의 심리를 다루는 데 뛰어난 모리뉴 감독은 크리스털 팰리스전을 마친 뒤 베일과 케인의 활약에 대한 질문을 받자 “두 선수가 멋진 골을 넣었지만 득점하지 못한 손흥민은 팀을 위해 정말 열심히 뛰었다”고 치켜세웠다. 라커룸으로 돌아오는 선수 중 손흥민을 가장 뜨겁게 안아주며 격려했다.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지역 중계 방송사 코멘테이터 알베르토 몬토야는 “베일과 케인을 교체하고도 손흥민을 끝까지 뛰게 한 것은 최근 득점 흐름이 멈춘 손흥민이 득점하고 나올 수 있도록 모리뉴 감독이 기다려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이 푸슈카시상을 리버풀전 승리와 바꾸고 싶어하더라”라며 리버풀에게 패배한 뒤 손흥민이 얼마나 팀의 성과를 중요하게 여기는지 이야기한 적이 있다. 모리뉴 감독은 자신보다 팀을 우선하는 손흥민을 총애한다. 손흥민의 득점이 언제 다시 나올지는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세계 축구계 명사들이 손흥민을 ‘월드 클래스’로 인정하는 것은 득점력 때문만이 아니라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이 일취월장했기 때문이다. 축구 칼럼니스트 founder@football-a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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