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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선수단이 말했다, “SK에서 남기고 싶은 것은…” - 한겨레

[현장] 신세계 야구단 제주 훈련 캠프
유니폼 ‘SK’지만 분위기는 벌써 ’신세계’
“우승 유전자는 그대로 이어질 것” 각오
추신수 영입…“어린 선수들에게는 행운”
SK 와이번스라는 이름이 달린 마지막 스프링캠프 모자. 신세계 야구단 제공
SK 와이번스라는 이름이 달린 마지막 스프링캠프 모자. 신세계 야구단 제공
에스케이(SK), 에스케이(SK). 캠프장 곳곳에는 에스케이 와이번스 흔적이 있다. 유니폼도 아직은 옛것 그대로다. 선수들의 가방에도 선명히 ‘SK’가 찍혀 있다. 에스케이 야구단을 인수한 신세계 야구단의 명칭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칭스태프나 선수들 모두 그래서 “아직은 (구단이 바뀐 것을) 실감하지 못한다”고 했다. 매일같이 배달되는 스타벅스 커피만이 구단 주인이 바뀌었음을 알려준다고 할까. 변덕스러운 섬 날씨를 걱정했지만 2월1일 캠프 시작 뒤 한 달 동안 다행히 2~3일 정도만 날씨가 나빴다. 따뜻한 제주 햇볕에 미국, 일본 스프링캠프 때처럼 선수 얼굴도 까맣게 탔다. 부상 당한 선수도 없다. 김원형 신세계 구단 감독은 “훈련 성과가 아주 만족스럽다. 이제 경기할 몸 상태가 됐다”고 했다.
신세계 야구단 선수들이 2월28일 오전 제주도 강창학 야구장에서 배팅 훈련을 하고 있다. 신세계 야구단 제공
신세계 야구단 선수들이 2월28일 오전 제주도 강창학 야구장에서 배팅 훈련을 하고 있다. 신세계 야구단 제공
캠프 중간 ‘추신수’라는 전력도 보강됐다. 무려 ‘현역 메이저리거’다. 소형준(KT 위즈)과 함께 작년 KBO리그 국내 토종 최다 선발승(13승)을 올렸던 박종훈은 “천군만마를 얻었다”고 기뻐했다. 2009 세계야구클래식(WBC)과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때 함께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던 최정은 “당시 (선수) 레벨 자체가 달랐다”며 “우리 편이라서 너무 다행”이라고 했다. 2010 대표팀 멤버였던 동갑내기 김강민 또한 “(추)신수는 야구에 대해 굉장히 진심을 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우리 팀 어린 후배들이 굉장히 운이 좋다.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 배우는 게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단 매각’이라는 소용돌이 속에서도 캠프는 아주 화기애애하다.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에스케이 와이번스로 옷을 갈아입을 때(2000년)와는 딴판이다. 쌍방울에서 프로 데뷔해 에스케이 창단 멤버였고 이젠 신세계 야구단에 몸담게 된 이진영 타격코치는 “그때와는 상황이 확실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 코치는 “에스케이 창단 초기에는 선수 구성 등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선수 보강 등이 되면서 점점 팀이 좋아졌고 우승까지 했다”면서 “지금은 구단에서 최주환을 비롯해 추신수를 영입해줬다. 예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 본다”고 했다.
신세계 야구단이 27일 오전 제주도 강창학야구장 실내연습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신세계 야구단 제공.
신세계 야구단이 27일 오전 제주도 강창학야구장 실내연습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신세계 야구단 제공.
신세계 야구단의 공식 이름과 엠블럼 등은 이번 주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최근 음성채팅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를 통해 “와이번스보다 ‘인천’하면 딱 떠오르는 이름이다. 인천을 표현할 수 있는 구단명으로 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만간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에스케이 와이번스. 20년 와이번스 역사에서 남기고 싶은 ‘유산’으로 선수들은 대부분 ‘팀 문화’라고 답했다. 박종훈은 “선수 간 유대관계가 너무 좋았다. 그동안 선후배 간 허물없이 다 함께 잘 지냈다”면서 “신인 때는 선배들과 끝말잇기 게임까지 했었고 고참 선배와 한방을 쓰면서도 어색함이 없었다”고 했다. 최정 또한 “우리는 가족 같은 팀 분위기가 있다. 선수 간 합이 잘 맞으니까 이런 부분은 신세계에서도 꼭 간직할 것”이라고 했다. 김강민과 이진영 코치는 ‘우승 디엔에이(DNA)’를 갖고 가고 싶다고 했다. 에스케이는 전통적으로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짧은 역사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4차례나 했다. 그렇다면 버리거나 지우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팀 창단 뒤 최악의 성적(9위)을 냈던 작년이다. 박종훈은 “지난해에는 연패를 계속하는데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다. 더그아웃에 ‘또 지겠지’ 하는 분위기가 흘렀고 그런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다”고 했다. 최정 또한 “작년 같은 패배의식은 버리고 싶다”고 했고, 이진영 코치도 “작년 악몽을 털고 새롭게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강민은 “에스케이 하면 공격이 약한 팀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신세계 야구단에서는 달랐으면 좋겠다. 추신수도 왔으니까 이제 변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엠비시(MBC) 청룡을 인수(1990년)한 엘지(LG) 트윈스는 재창단 첫해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이보다 화려할 수 없는 데뷔였다. 신세계 야구단으로 옷을 갈아입는 와이번스는 어떨까. 분명한 점은 제주 캠프에는 긍정의 ‘훈풍’이 분다는 것이다. 제주/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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