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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까지 번진 '학폭 미투'…구단은 “조사 중이나 판단 근거 부족” - 한겨레

“한화 이글스 선수에게 초등학생 때 맞았다”는 글 올라와
한화 구단 “선수, 작성자, 주변인 조사했으나 아직은 근거 부족”
KB손보 이상열 감독은 12년 전 구타 건 회자되며 ‘잔여 시즌 출장 포기’
픽사베이.
픽사베이.
‘학교폭력(학폭) 미투’가 프로야구에서도 나왔다. 남녀 프로배구가 과거 학폭 및 지도자 구타 건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스포츠 선수에 대한 과거 폭로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스포츠 선수를 대상으로 한 ‘학폭 미투’는 80~9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지도자, 선수 어느 누구도 ‘학폭 미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분위기다. 19일 밤 소셜미디어(SNS)에는 “초등학교 시절 집단 폭행을 당했는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선수도 가해자들 중 한 명이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구체적으로 해당 선수의 실명과 얼굴도 공개한 뒤 “집단 폭행의 기억 때문에 지금도 우울증약을 먹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 구단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구단은 20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19일 밤 10시경 해당 사안을 인지한 즉시 선수와 면담을 통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다양한 루트를 통해 선수 본인은 물론, 선수 학창 시절 담임 선생님, 선수 지인 및 선후배에 대해 해당 사안에 대한 인지 사실에 대해 파악했다”면서 “현재까지 구단이 얻은 정보로는 주변인 및 당사자가 증인으로 제안한 분을 포함한 대부분의 분들이 직접 목격한 바나 해당 사안을 들은 바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사실 여부를 뒷받침할 만한 판단의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더불어 “구단은 학교폭력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는 만큼 명확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구단이 가능한 선에서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창 V리그가 진행 중인 프로배구는 이미 쑥대밭이 됐다. 남자부 2위를 달리던 케이비(KB)손해보험의 이상열 감독은 12년 전 대표팀 코치 시절의 폭력 사건이 다시 회자되면서 잔여 경기 출장을 포기했다. 앞서 한국전력 빅스톰 소속의 박철우(36)는 18일 경기 뒤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2009년 대표팀 시절의 구타 사건을 언급하며 “그분(이상열 감독)이 감독이 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힘들었다. 경기장에서 지나가다 마주칠 때마다 정말 쉽지 않았다”면서 “(이 감독은) 이미 고등학교 때부터 (선수 폭행으로)유명하신 분이었다. 지고 있을 때면 (맞아서) 얼굴이 붉어져 돌아오는 선수가 허다했다”며 작정 발언을 쏟아냈다. 이상열 감독은 구단을 통해 “과거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박철우 선수에게 깊은 상처를 준 데 깊이 반성하고 있고 사죄하는 마음”이라며 “다시 한 번 박 선수와 배구팬들에게 12년 전 잘못된 행동에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출장 포기 이유를 전했다. 그는 2009년 구타 사건 이후 무기한 출전정지를 당했으나 2년 뒤 한국배구연맹 경기위원으로 복귀했고 대학 감독을 거쳐 작년 4월부터 케이비손보 지휘봉을 잡았다. 과거 떠들썩했던 폭행 전력이 있던 감독을 사령탑으로 영입한 케이비손보 구단 측도 도덕적 비난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비손보와 함께 오케이(OK)금융그룹 읏맨도 송명근, 심경섭이 학폭 가해자였다는 것이 드러나 현재 제대로 된 경기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여자부 흥국생명은 이다영-이재영 쌍둥이 자매의 학폭 폭로 전후로 4연패에 빠졌다가 19일 KGC인삼공사전에서 김연경(24득점)의 활약으로 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김양희 기자, 이정국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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