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라 강팀들 격파 이변
시즌 초 연패 빠졌지만 조직력으로 부활
지난 9일 경기 수원체육관서 열린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과 GS칼텍스 경기서 현대건설 선수들이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의 선전이 배구팬들 사이에서 화제다. 현재 리그 최하위이긴 하지만, 시즌 막판에 접어들면서 잇따라 강팀을 격파하며 봄배구 진출 확정이 급한 팀들에게 매운 맛을 단단히 보여주고 있다. 18일 5라운드 현대건설의 전적은 3승 2패로 전체 팀 가운데 3위다. 승패로만 보면 특별할 것이 보이지만 내용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달 31일 1위 흥국생명을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이긴 현대건설은 9일에는 2위 지에스(GS)칼텍스를 3-2로 꺾었다. 1위 추격을 위해 1승이 시급한 지에스가 타격을 입은 것. 기세를 몰아 현대건설은 13일 IBK기업은행을 3-1로 꺾었다. 도로공사에 3위를 내준 기업은행로서는 뼈아픈 패배였다. 시즌 초만 해도 현대건설의 성적은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리그 6연패와 5연패를 당하며, 리그 최다연패 기록 1·2위에 올랐다. 물론 사정은 있었다. 지난해 함께 뛰었던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한 뒤 구단 관계자가 유족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최근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팀을 제대로 꾸려가기엔 기 외적인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다. 거기에 주전 세터였던 이다영이 흥국생명으로 이적했지만 새로 수혈을 받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리그 내내 좋지 않았던 현대건설, 하지만 리그 종반으로 오면서 점점 전력이 살아나고 있다. 마치 소총부대처럼 특별한 스타가 보이지 않지만 팀이 똘똘 뭉쳐 강팀을 꺾고 있는 것. 국가대표 베테랑 센터 양효진(32)이 살아난 것이 우선 큰 요인이다. 현재 속공 리그 1위인 양효진은 13일 기업은행전에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20득점(공격성공률 50%)을 올리며 팀 에이스로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시즌 중반까지 불안했던 세터 김다인(23)도 점점 공격수들과 호흡을 찾아가고 있다. 여기에 레프트 고예림(27)도 컨디션이 살아나며 루소의 뒤를 잘 받쳐주고 있다. 센터 정지윤(20)은 고비처에서 영양 만점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코트를 든든히 지킨다. 경기 중 선수들 표정도 밝다. 이도희 감독 리더십으로 똘똘 뭉친 특유의 조직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기본기와 훈련을 중시하는 이도희 감독의 성과는 비록 늦었지만,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다. 현대건설의 선전은
최근 4연패에 빠진 흥국생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 팀 모두 팀 내외에서 각종 구설에 올라 어려움을 겪은 공통점이 있다. 내우외환에 시달렸던 현대건설의 막판 반전은 김연경이란 ‘대스타’가 존재하는 흥국생명이 난관을 어떻게 뚫고 나아가야 하는 지 보여주고 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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