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파트 임대 가격 급락…교외 단독주택은 오히려 올라
빈 아파트 쌓이는 토론토, 런던·싱가포르서 떠나는 외국인들
유학생 사라지는 호주, 임대 수요 방향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들의 아파트 임대료가 폭락하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 캐나다 토론토, 영국 런던, 호주 시드니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대형 금융 센터에서 도심 아파트의 임대료가 급락하고 있다.
임대 수요가 대부분인 유학생들은 집에 갇혀 있고 부동산에서 가장 유동적인 집단인 젊은 임대업자들은 더 이상 이 곳에서 살기 위해 비싼돈을 낼 이유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 전 세계 가장 부유한 도시들 아파트 임대료 폭락
코어로직의 아시아 태평양 연구 책임자인 팀 로리스는 "당신은 지금 낮은 임대료를 협상하지 않으면 바보"라면서 "공급이 많고 점유율은 절벽에서 떨어졌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은행에서 기술 회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에게 원격 근무가 유행하고 도시에서의 삶을 즐겁게 만들었던 기발한 가게와 술집이 줄어들면서 어디에서 살아야 할지에 대한 방정식이 바뀌고 있다. 그에따라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의 힘의 균형도 바뀌고 있다.
하루 종일 사무실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확신하는 부유한 전문가들은 더 많은 공간과 더 큰 정원을 위해 더 긴 통근 시간을 기꺼이 바꾸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불황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교외 지역의 임대료가 더 오르게 만들고 있다.
◇ 미국 아파트 임대 가격 급락…교외 단독주택은 오히려 올라
공원 부지가 2만에이커가 넘는 뉴욕 북부 지역인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의 경우 단독주택 매입가격이 1년 전보다 16% 급등했다.
이에 대조적으로 맨해튼의 아파트는 지난 2013년 이후로 가장 저렴하다. 매물은 1년 전보다 3배 증가한 반면 임대료 중간값(median)은 11% 폭락해 오피스텔의 하락폭도 더 커졌다.
사무실 역시 여전히 인구가 거의 없고 엔터테인먼트가 제한된 상황에서 브로드웨이의 공연장은 내년 5월까지 문을 닫을 예정이다.
프린스턴 대학의 도시 계획 교수이자 집주인인 M. 크리스틴 보이어는 "그 (임대료 하락) 변화를 알아챘다"면서 "가격 하락이 주택 시장에 더 공평한 분배를 가져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 샌프란시스코와 베이 에어리어는 이 같이 현상을 더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야심찬 젊은층으로 가격이 폭등하던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제 기술 회사들이 직원들에게 내년까지 원격으로 일하게 하고 영구적으로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이 곳의 임대료는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닷컴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9월 샌프란시스코의 한 원룸의 월세는 2285달러(약 259만원)로 1년 전보다 31% 하락한 데 비해 전국적으로는 0.5% 하락했다.
◇ 빈 아파트 쌓이는 토론토, 런던·싱가포르서 떠나는 외국인들
뉴욕에 이어 북미에서 두번째로 큰 금융중심지가 있는 캐나다 토론토의 도심에도 빈 아파트가 쌓이고 있다.
8월 임대료 하락세가 14년 전에 비해 26일 더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는 조사업체 얼바네이션의 자료에 따르면 3분기 임대료는 전년동기대비 14.5% 급락했다.
이민의 중단과 팬데믹(코로나 대유행)을 극복하기 위한 더 많은 공간에 대한 도시민들의 열망은 아파트 수요에 타격을 줬다. 공급 측면에서는 신규 준공이 넘쳐나고 에어비앤비 사업자들이 장기 임대로 전환하는 것도 더 많은 물량을 시장으로 밀어냈다.
전매(구입한 부동산을 단기적 이익을 목적으로 해 다시 파는 행위) 가격이 여전히 지난해 수준을 웃돌고 있는 가운데 브로커들은 예상되는 침체를 앞두고 당장 매물을 마무리하기 위해 일부 투자자들이 매물을 시세 이하로 투매하고 있다고 신고하기 시작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토론토 전체의 단독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 13% 올랐다.
캐나다의 국립주택기관인 모기지주택공사의 알레드 압 아이어워스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인 주택 시스템이 두 가지로 나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위험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런던에서는 브렉시트 이후 시내에서 임시 거처를 찾는 유학생이 줄고 보수를 잘 받는 해외 임원들의 숫자 역시 줄어들면서 임대료를 끌어내리고 있다.
브로커인 나이트 프랑크는 "수도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의 경우 9월까지 올 들어 임대료가 8.1% 주저앉아, 10년 이상 동안 가장 가파르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도 마찬가지다. 폭(wide)이 50킬로미터에 불과할 정도로 뉴욕보다 작은 섬인 싱가포르는 임대 수요 감소가 더 멀리 이사하는 사람들이 아닌, 아예 그곳을 떠나는 이들 때문이다.
도시 국가 중심부의 임대 유닛에 대한 수요의 대부분은 외국인에게 부과되는 무거운 인지세때문에 집을 사는 것보다 저렴한 임대 옵션을 찾는 주재원들이 차지한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아시아에서 많은 외국인들이 사라지면서 그 곳으로 오는 여행 수요 역시 축소됐다.
싱가포르는 사상 최악의 불황을 맞고 있고 정부는 기업들에게 현지 고용을 압박하고 있다. 부동산포털 에스알엑스 프라퍼티 자료에 따르면 민간주택의 임대물량은 1년 전보다 8% 감소했다. 임대료는 2013년 최고 수준보다 17% 낮다. 이에 비해 주택 매매는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오렌지티앤타이의 리서치 및 컨설팅 책임자인 크리스틴 선은 "저렴한 아파트를 찾으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짧은 임대를 선택하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 유학생 사라지는 호주, 임대 수요 방향타
호주 시드니 역시 한 세대 최악의 주택 침체가 경제 상황을 악화시키면서 급격한 반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호주의 금융 수도에서는 매일 새로운 코로나 감염 사례가 늘어났고 해변에도 여름부터 인파가 북적였다.
도시에서는 임대료가 떨어지고 교외에서는 입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에스큐엠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5월 역대 최고치인 16%까지 치솟았던 중심업무지구의 공실률이 13% 안팎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국경 폐쇄와 유학생의 부재가 수요에 크게 부담을 주고 있다.
시드니 시티 퓨처스 리서치센터의 선임 연구원인 크리스 마틴은 "(코로나 사태로 하룻밤에 소득이 줄어든 소매업과 호텔업 등) 소득을 잊을 수 없다"면서 "위기는 경제의 밑바탕을 바꿨다"고 말했다.
리즈 대학에서 도시의 미래를 담당하는 폴 채튼 교수는 "잘 활용되지 않는 아파트를 보다 다양한 공간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가 있다"라면서 "교외 생활과 재택 근무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다른 방향으로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윈번공과대학의 사회경제학 연구원인 크리스티안 A. 나이가드는 "역사는 우리에게 도시가 놀랄만한 회복력이 있을 수 있음을 알려준다"면서 "주시해야할 한 그룹은 유학생이고 그들이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에 대한 그들의 선택은 임대 수요가 정말로 좋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하나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October 21, 2020 at 11:2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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